Fujifilm Pro 400H 120mm

2023. 7. 10. 23:15Chat : 아무 이야기

올해 초 B&H에서 제법 세일 중이던 후지필름 Pro 400H(FUJICOLOR PRO 400H) 20 롤을 구입했고 며칠 전 마지막 남은 롤 촬영을 마쳤다. 2004년 처음 출시된 이 필름은 이제 단종되어 B&H 필름 리스트에서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400H의 가장 큰 장점은 코닥 포트라 400(Kodak Portra 400)에 비해 조금 저렴한 가격과 맑고 화창한 특정 색온도 조건 날씨에서 아주 부드럽고 깔끔한 발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투명한 파스텔 톤이 느껴지는 특유의 색감을 얻을 수 있는데 특히  깨끗한 하늘 또는 푸르른 초목등을 생기 넘치게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채도가 크게 강하지도 특정색을 너무 도드라지게 과장하지도 않아 인물 촬영(해보진 않았지만...)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밝은 빨간색을 다소 촌스럽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단점은 반대로 저조도의 상황이나 색온도가 낮을 때(아주 흐린 또는 비 오는 날 같은...) 푸르뎅뎅하며 마치 색이 다 빠진 느낌의 결과물을 얻기 십상이다. 물론 이런 느낌을 의도적으로 표현하기 원했거나 좋아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내가 느낀 400H의 또 다른 문제는 필름의 입자가 너무 튄다는 것인데 특히 노출이 조금 부족한 경우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나 같은 경우 ISO 400 네거티브 필름의 경우 감도 설정을 주로 ISO 250 정도에 놓고 촬영을 하는 편인데 400H의 경우 ISO 200 혹은 100 정도로 설정해 의도적으로 더 과노출(Overexposed)을 줄 때 결과(색상 및 입자성이...)가 좋았던 적이 많았다. 이 경우 만일 풍경 사진을 찍는다면 하늘과 지면 간에 노출 차이가 대부분 몇 스탑씩은 차이 나기에 너무 과도한 노출오버로 하늘의 디테일이 날아가지 않도록 노출 선택에 좀 더 신경을 써줘야 한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포트라 400보다는 빛에 조금 더 까다로운 필름이다. 그래도 가끔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는 것처럼 Pro 400H 특유의 청량한 느낌이 살아있는 제대로 촬영된 사진을 보고 있자면 이 필름이 이미 단종된 탓에 앞으로 더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 아쉽고 때로는 그리울 것도 같다.(그래도 여전히 나의 첫 번째 선택은 무난~한 포트라 계열 필름이다.)

 

Mamiya 7 Fujifilm Pro 400H

 

Fuji GA645Zi Fujifilm Pro 400H

 

Fuji GA645Zi Fujifilm Pro 400H

 

Mamiya 7 Fujifilm Pro 4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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