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 21:50ㆍChat : 아무 이야기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핫셀블라드 X2D에 shift 렌즈를 써보려 Laowa 20mm f/4 Zero-D Sfift 렌즈와 Techart TCX-01 아답터를 구입했다. 겨우 며칠 동안 사용해본 간단한 소감을 짦게 정리해본다.
대부분 shift 렌즈 하면 많이 떠올리는 것이 건축물이나 실내 공간 촬영 시 렌즈에서 발생하는 수직 왜곡을 보정하는 용도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shift 렌즈 사용 경험이 전무한 나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이번에 Laowa 20mm f/4 Zero-D Shift 렌즈를 막상 다루어보니 그 외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첨부한 사진들(렌즈의 느낌을 보여주려 라이트룸에서 보정을 최소화했다.)처럼 수직 방향으로 렌즈를 shift 시켜 왜곡을 바로잡아 건물을 어느 정도 반듯하게 세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느낀 보다 쓸모 있는 용도는 렌즈 shift를 통해 수직, 수평 그리고 대각선 방향으로 풍경 혹은 사물의 왜곡을 최소화하면서(렌즈의 각도를 틀지 않고 광축을 움직이므로...) 촬영 구도를 변경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왜곡이 적은 파노라마 사진을 수월하게 찍을 수 있고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 후 포토샵에서 합쳐 원래 렌즈의 화각이 다 담지 못하는 장면을 표현하거나 사진의 모든 부분이 선명하도록 심도를 확장시킬 수도 있다.
Laowa 20mm f/4 Zero-D Sfift 렌즈의 해상력은 핫셀블라드 XCD 렌즈들만큼 매우 샤프하진 않지만 꽤 쓸만한 수준이다.(XCD 렌즈들이 워낙 해상력이 좋다 보니 눈이 너무 높아져 버렸다.) shift를 시켰을 때도 내가 주로 사용하는 F8~16 조리개 구간에서는 렌즈의 가장자리 부분에서도 눈에 띄게 화질이 저하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가격(200만 원 내외)을 생각하면 우수한 해상력이라 생각된다.
렌즈를 shift 하지 않았을 때는 주변부 광량 저하(Vignetting) 현상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완전히 shift(11mm)를 시켰을 때는 하드한 비네팅이 발생한다.(빛의 방향에 따라 아주 심해지기도 다소 덜해지기도 한다.) Laowa 측에서는 후지필름의 GFX나 핫셀블라드 X1D 같은 중형 센서 카메라에서는 8mm까지 shift가 가능하다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5~6mm 정도가 안정적일 것 같고 8mm 정도까지는 포토샵에서 이 비네팅을 수정할만하다. 하지만 그 이상은 쓰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포토샵 수정에 시간을 많이 쏟으면 안될것은 없겠지만...) 원래 35mm 풀프레임 센서를 개발된 렌즈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되며 캐논 24mm TS-E 같은 렌즈 역시 중형 센서에서는 비슷한 범위내에서 이런 비네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동감은 전반적으로 아주 부드럽게 잘 움직인다. 개인적으로 조리개 링이 라이카의 그것처럼 기계적 느낌으로 딱딱 걸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shift링의 장력이 조금 더 뻑뻑하게 세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shift링을 풀고 잠그는 노브 다이얼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긴 하지만 아주 미세하게는 되지 않다.
Laowa 20mm f/4 Zero-D Sfift 렌즈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다소 특이한 디자인의 후드를 채택하고 있다. 매우 좋은 아이디어지만 X2D의 경우 렌즈를 shift 시키지 않았을 때는 회전을 통해 후드가 화면에 잡히지 않도록 조절이 가능하지만 렌즈가 shift 된 상태에서는 어떻게 후드를 돌려봐도 후드의 끝부분이 촬영면에 잡히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결국 후드를 아예 빼버렸다.
이외에 Laowa 20mm f/4 Zero-D Sfift 렌즈와 Techart TCX-01 아답터의 조합의 경우 장노출시 심각한 빛샘 현상이 있다. 처음에는 shift 렌즈인 만큼 움직여지는 부분들이 많기에 렌즈 자체를 의심했었다. 하지만 여러 테스트 끝에 Techart TCX-01 아답터가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FotodioX 아답터는 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아답터와 렌즈를 분리할 때 쓰는 잠금쇠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아답터 안쪽의 이 틈을 Gaffer 테이프로 꼼꼼히 막아 다시 테스트를 해보았지만 4분 정도의 장노출부터 아주 미세하게 빛샘 현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나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을 2분 미만의 시간으로 장노출을 하기에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암막 보자기를 사용해 아답터 부분을 확실하게 감싸주는 것일 것이다.(내 돈 써가며 여러모로 개고생이다... ㅠㅠ)
결론적으로 20mm(풀프레임 환산 시 16mm) 화각을 가진 값비싼 핫셀블라드 XCD렌즈(21mm 기준 538만 원) 대용으로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초광각 렌즈이며 덤으로 shift 기능이 딸려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굳이 20mm 화각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중고로 구입 시 오히려 더 저렴하며 틸트까지 가능한 캐논 TS-E 24mm와 Techart TCX-01 아답터를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긴 하다.(캐논 TS-E는 여러모로 검증된 렌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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