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sselblad X2D & Pentax FA 645 120mm F4 Macro

지난번 펜탁스 645 FA 80-160mm F4.5 렌즈에 이어 645 FA 120mm Macro 렌즈를 추가 구입했다. 해외 펜탁스포럼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고 있는 렌즈이다. 이베이를 통해 직구했던 645 FA 80-160mm와는 달리 국내 모 샵에서 A등급(91-95%)을 받고 있던 중고렌즈를 온라인을 통해 구입했는데(그놈의 급한 성질 탓에...) 기대와 달리 약간 실망스럽다. 외관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렌즈에 작은 먼지들과 자국들이 눈에 띈다. 사진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아 그냥 쓰기로 했지만 찜찜함은 감출 수 없다. 그럴 일은 이제 없겠지만 혹시 다음번 또 다른 일본산 중고 렌즈를 사야 한다면 이베이의 중고 전문 일본 딜러들을 통하는 것이 더 나을듯하다.

 

국내에서 상태 좋은 645 A 120mm(수동 버전)를 찾기가 어려워 그냥 FA(오토포커스 자동 버전) 렌즈를 구입하고 말았는데 시간을 되돌리면 어차피 AF 모드를 쓰지 못하게 되는 X2D와의 조합인 점과 더 나은 기계적인 조작감을 고려하면 FA 120mm보다 A 120mm 렌즈로 선택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격도 A버전이 훨씬 저렴하며(현재 이베이에서 $200 정도면 거의 새 제품급의 중고를 구할 수 있다.) 광학적 성능도 거의 동일하다고 하니 말이다. 

 

펜탁스 645 FA 120mm Macro는 중형 렌즈들 중 몇 안 되는 1:1 접사가 가능한 렌즈이다.

사실 나는 접사 촬영을 제대로 해본 적도 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다.(지금까지도...) 그럼에도 이 렌즈를 구입하게 된 동기는 단순하게도 1억 화소의 X2D로 필름 스캔(Digitizing)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핫셀블라드 X시스템의 유일한 접사렌즈인 XCD 3,5/120 MACRO는 그 가격도 가격(675만원)이지만 1:2 배율의 접사 렌즈이기에 35mm 필름을 스캔하기에는 부적합(센서 영역에 가득 차게 촬영되지 않음)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대안으로 이 렌즈를 선택하게 되었다. 덤으로 가격(50만원 후반으로 구입) 면에서도 매우 훌륭하다.(필름 스캔에 관해서는 간이로 테스트해본 느낌을 추후 정리해 보겠다.)

 

645 FA 80-160mm처럼 645 FA 120mm Macro 렌즈도 동일한 좋은 만듦새와 작동감을 가지고 있다. 펜탁스 645 FA 렌즈 특유의 AF/MF 전환을 위한 "Push-Pull" 방식의 포커스링 또한 채택되어 있으며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접사 전용 렌즈인 만큼 수동 초점시 포커스링이 조금 더 뻑뻑한 저항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그렇다고 미세한 초점조절에 별다른 어려움이 있지는 않다.  

 

제원상 무게는 735g으로 X2D에 마운트 하기 위한  Kipon P645-X1D 렌즈 아답터를 사용할 시 220g 무게가 더해져 955g 정도의 묵직한 중량을 가지게 된다.

 

간단한 테스트 결과 접사 렌즈인 만큼 상당히 뛰어난 해상력을 보여준다. 완전 개방인 F4부터 이미 꽤 인상적인 성능을 가졌지만 약간의 색수차가 느껴진다. 한 단계 조여 F5.6부터는 중앙과 모서리 부분 모두 샤프해지며(색수차도 사리짐.) F8과 11에서 가장 선명해진다. F16부터는 회절에 의한 화질 저하가 조금씩 시작된다. 저렴해진 요즘 중고 가격(상태에 따라 40~50만 원 후반)을 고려하면 중형 포맷 카메라에서 사용할만한 접사 렌즈들 중 충분한 성능을 가진 가성비 렌즈라 생각된다.

 

비록 본격적인 접사 촬영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렌즈는 아니지만 기존에 내가 시도해본 적 또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새로운 화각에 접근하게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추워진 탓에 야외로 나가지 못하고 방구석에서만 테스트해본 샘플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