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7. 20:05ㆍChat : 아무 이야기
RRS(Really Right Stuff)의 Hasselblad X2D용 L플레이트(Hasselblad X2D Modular Plates)에 대한 간단한 소감이다. 사실 이 L플레이트를 구입한 지는 이미 수개월이 지났지만 요즘은 중대형 필름 카메라들을 주로 쓰다 보니 X2D의 사용량이 워낙 떨어져 제대로 사용해보지 못한 채 바디에 마운트만 시켜놓았다가 최근 다시금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RRS X2D L플레이트 이전에는 마킨스의 LH-X2 Assy Set를 사용했었다. 가벼운 무게와 좋은 만듦새를 가졌고 무엇보다 당시 구입가능했던 다른 X2D용 L플레이트들에 비해 CF 메모리 카드 및 USB-C 포트 접근시 플레이트와 포트 도어 커버들 사이에 간섭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꽤 만족스럽게 사용해 왔다. 하지만 특유의 거위 목처럼 가늘게 생긴 세로 거치 플레이트 디자인 탓에 무거운 렌즈를 마운트한 X2D를 세로 방향으로 삼각대에 거치시 다소 안정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이 RRS X2D L플레이트로 변경한 가장 큰 이유이다.
"가격 빼고 그냥 믿고 쓰는" RRS 제품답게 정밀한 알루미늄 CNC 가공을 거쳐 블랙 코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RRS X2D L플레이트는 핫셀블라드 X2D에 빈틈없이 딱 들어맞는다.(개인적으로 RRS 초창기 시절부터 꽤 많은 종류의 카메라 플레이트들과 볼헤드들을 써왔기에 이 회사에 대한 신뢰성이 아주 높다.) 실측 146g으로 마킨스 LH-X2에 비해 두 배 더 무겁지만 카메라 하판과 왼쪽 측면 도어 포트들을 온전히 감싸 외부 충격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해 주는 이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무게 추가는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세로 플레이트면을 카메라에 완전히 밀착한 상태에서도 CF 메모리 카드와 USB-C 포트 도어들에 접근 및 개폐에 큰 무리가 없다. 도어들이 90도로 완벽히 젖혀지지는 않지만 메모리 카드나 USB-C 케이블을 넣고 빼는데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요즘 흔히 보이는 동전이나 손으로도 잠글 수 있는 나사 방식이 아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단일 형태의 1/4" 표준 육각 볼트를 조여 X2D의 하단 삼각대 소켓에 단단히 고정되며 함께 제공하는 전용 육각 렌치 공구를 수납할 공간도 있다.(마그네틱 부착 방식은 아니다.) 또한 1/4" 소켓이 하나 더 뚫려있어 추가로 관련 악세서리를 연결하거나 도브테일 퀵 릴리즈가 없는 일반 1/4" 나사형 삼각대 헤드에도 체결이 가능하다. 더불어 핸드 스트랩용 스트랩 슬롯과 근래 유행(?)하는 QD(Quick Detach, Quick Disconnection) 소켓도 제공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X2D의 배터리를 넣거나 뺄 때 L플레이트에 의한 간섭은 생기지 않는다.
최근의 많은 L플레이트들의 디자인이 그렇듯이 RRS X2D L플레이트도 하단 부위의 1/4" 육각 볼트를 풀어 세로 플레이트 파트를 대략 17mm 정도까지 확장 조절할 수 있다. 최대 확장 후 카메라를 거치를 해도 흔들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L플레이트의 최대 단점은 세로 플레이트를 X2D 바디에 최대 밀착한 상태에서 핫셀블라드 전용 카메라 스트랩 고리가 플레이트에 맞닿아 고정되기에 스트랩이 돌아갈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세로 플레이트를 확장시키지 않으면 카메라 스트랩을 뺄 수도 결착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한번 장착해 놓으면 굳이 카메라 스트랩을 끼고 뺄 일이 거의 없기에 크게 불편하다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왜 그렇게 한지는 모르겠지만, X2D에 와서 스트랩 연결 방식이 갑자기 클래식 핫셀블라드 카메라 방식으로 회귀해 버린 탓에 과거 고질병이었던 스트랩이 심하게 꼬이는 현상이 X2D에서도 일어나는데 RRS X2D L플레이트로 인해 차라리 이렇게 한쪽 고리가 고정되다 보니 이 꼬임현상이 약간은 덜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나 같은 경우 이 스트랩 꼬임에서 벗어나고자 팔캠(FALCAM)의 FC3144 마그네틱 퀵버클 클래식 카메라 스트랩을 구입해 로프 형태인 "테일 버클"로 X2D에 연결해 쓰고 있다. 단순히 고리를 만들어 X2D에 걸어주는 방식이라 혹여 이것이 어쩌다 풀리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러웠는데 생각보다는 꽤 단단히 결착돼 있고 카메라 스트랩을 간편하게 탈부착할 수도 있어 당분간은 지켜보며 사용해 보기로 했다.
사실 X2D가 대중적인 모델이 아니다 보니 전용 악세서리를 별도 제조하는 회사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인기 브랜드 디지털카메라들의 경우 많은 써드파티 악세서리 제조사들이 내어놓는 저렴하고 다양한 L플레이트들이 넘쳐나기도하지만 X2D에서는 그 선택지가 아직은 많지 않다. 내가 아는 한 현재 구입 가능한 X2D용 전용 L플레이트는 4가지로 RRS X2D L플레이트, 마킨스 LH-X2, 포토클램 LB-H-X2D 그리고 PEIPRO X2D Quick Release Plate가 있다. 이 L플레이트들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겠고 내가 이들을 모두 다 사용해 본 것도 아니기에 뭐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만일 더 이상의 중복 투자를 피하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RRS X2D L플레이트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620,000원(RRS 공홈 가격: 255.00 USD)이라는 엄청난 국내 출시가격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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