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 09:49ㆍChat : 아무 이야기
8월 한 달을 꼬박 필름 현상에만 매달렸던 것 같다. 50장이 들어있는 포마팬(Fomapan) 100 4X5 시트 필름 한 통을 다 썼다.
현상이 균일하게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 특히 맑고 깨끗한 하늘 같은 부분이 매끄럽게 현상되지 못하고 희미한 가로 또는 세로 형태 얼룩들이 간혈적으로 나타났다. (라이트 룸이나 포토샵에서 하늘 부분을 어둡게 하면 확연히 눈에 보인다.)
1. 가장 먼저 시도해 본 것은 현상액(코닥 HC-110)의 희석 비율과 현상 시간을 조절해 보는 것이었다. 기존의 1+31(B)에서 1+47(E), 1+63(H)등으로 바꿔가며 테스트를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2. 현상액을 HC-110에서 XTOL로 변경했다. 그리고 수둣물대신 증류수(distilled water)로 모든 현상 과정을 진행해 봤지만 결과는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3. SP-8X10 트레이 현상기를 추가 구입했다.(균일한 현상을 꿈꾸며...) 작업과 보관 공간을 차지하지만 필름을 넣는게 SP-645보다도 더 쉽고 용액을 훨씬 적게(300ml)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도 이 현상기로 계속 테스트 중이다. 그러나 그 얼룩들은 좀체 사라지질 않는다.
4. 포마팬 100 필름을 의심하고 일포드(Ilford) FP4+와 HP5+를 각 한통씩 구입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오기가 생겨서 포마팬 필름으로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기로한다.(여기까지 왔는데 반드시 해결하고 만다는 고집에...)
5. 구글 검색을 반복하다 결국은 조보(Jobo) Expert 3010 드럼과 로터리 자동 프로세서가 정답인가?라는 고민에 빠진다. 몇 번이나 결재 버튼을 누르려다 참기를 반복했다.(사실 지금도 갈등 중이다.) 로터리 프로세서는 일전에 마음에 둔 B's processor가 가장 저렴하고 쓸만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Vintage Visual의 AGO 필름 프로세서를 주문해 둔 상태이다. 온도를 감지해 현상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프로그램 시스템을 갖춘 이 현상기를 나는 컬러 네거티브 필름 현상(C-41)을 할 목적으로 구입했다.(곧 도착 예정...) 원래는 Vintage Visual에서 개발한 4X5 시트 필름용 전용 릴을 함께 구매할 예정이었지만 필름에 자국을 남기는 문제가 생겨 판매가 중단돼 같이 주문하지 못했고 9월경 재출시한다는 수정 버전을 기다려 보고 있다. 그동안은 이 제품으로 중형 120 컬러와 흑백 필름을 먼저 현상해 볼 예정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조보 3010과 B's processor를 또 구입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6. 매일 매일 열심히 구글을 뒤지다가 Bromide drag 현상에 관한 글과 사례들을 보게 되었다. 왠지 내가 겪고 있는 문제처럼 느껴졌다. "Bromide drag lines are a byproduct of development with no agitation. High concentrations of bromide is produced around the perforations and overexposed areas. Without agitation it slowly slides down the surface of the film, inhibiting development and creating drag lines."(출처: https://help.cinestillfilm.com/hc/en-us/articles/360029186851-What-s-the-difference-between-Bromide-Drag-and-Surge-Marks)
7. 결국 교반이 부족했던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필름의 콘트라스트가 강해지는 것이 싫어서 교반을 너무 얌전히(?) 그리고 횟수를 적게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현상액 투입 후 최초 교반을 30초에서 1분으로 늘리고 특히 너무 일정하게 좌우로만 하던 교반 방향을 회전을 섞어가며(사금 채취 쟁반처럼) 약간 무작위로 보다 강하게 해 주었다. 중간 교반도 기존 30초마다 2회에서 4회로 늘렸다.(특히 초기 1분 내 교반이 중요하다고 한다.)
8. 기존 얼룩 현상이 많이 줄어들었다. 필름을 스캔해 하늘 부분의 노출을 어둡게 하고 확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일부 얼룩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발전이 느껴진다. 교반 방법을 좀 더 연구하고 구체적으로 데이터화하는 테스트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여기까지가 지난 한 달 사이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다.
간단해 보였던 필름 현상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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