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3. 23:43ㆍChat : 아무 이야기
20년을 고이 보관해오던 Polaroid SprintScan 120 필름 스캐너가 사망했다. ㅠㅠ
미국에서 귀국할 때 저 무거운 놈을 행여 부서질까 이삿짐에 꽁꽁 포장해서 조심스레 가져왔었는데...
역시 기계 건 사람이든 너무 안 쓰면 탈이 나나보다.
근래에 다시 필름 스캔을 해보려고 iMac에 연결할 아답터와 이미 단종되어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9-6핀 Firewire 케이블도 알리익스프레스로 주문해 놓고 기다리다(얼마 안되는 소액이라 이건 정말 다행) 오늘 시험 삼아 전원을 넣어봤는데 뭔가 끔찍한 소리가 나면서 내부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궁금한 건 또 못 참는 성격이라 드라이버를 들고 신나게 스캐너 커버를 열었는데 나름 신중을 기했음에도 플라스틱 연결부위들이 떨어져 나가면서(뭔가 바스러진다는 느낌?) 나사들이 바닥에 뒹굴기 시작한다.
젠장...
급기야 본체 앞 전원 버튼을 내부에서 잡고 있던 지지대(?) 같은 것들이 부서지며 결국 전원 버튼 사망...
어찌어찌 이 부분을 내부에서 덕 테이프 등으로 고정시켜서 재조립을 해 놓긴 했는데 파워를 켰을때 스캐너는 굉음만 내면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그냥 사망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잠시 현타가 왔다.
예전만큼 필름 사진을 찍을 일이 많기야 하겠냐만 기존 필름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현실적으로 구입 가능한 필름 전용 스캐너가 있는지 찾아봤다.
거의 없다.(하기야 요즘 누가 필름을 쓰냐만...)
아주 오래된 중고제품들 혹은 엄청난 고가의 전문 업소용(?) 스캐너들을 제외하고는 현재 구입 가능한 필름 스캐너는 단 두 가지 정도인 것 같다.(이미 단종되었지만 아직 쓸만한 중형 포맷 스캐너들은 어째 원래 신품일 때보다 더 비싼 것 같다. 예: Nikon Coolscan 9000ed, 아무리 성능이 검증된 모델이고 희소성이 있다지만 수리 문제나 컴퓨터 호환성 문제도 있고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Epson Perfection V850 Pro와 Plustek OpticFilm 135i, 이 정도의 선택지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다.(V850은 국내구입, 135i는 아마존 해외 구입이다.)Plustek은 135i외 좀 더 다양한 모델의 필름 스캐너들도 생산하고 있지만 핫셀블라드 XPAN의 파노라마 필름을 스캔하고자 한다면 중형 필름 포맷 스캐너인 OpticFilm 120을 구입하거나 35mm 필름 전용 스캐너지만 135i의 경우에는 별매품인 파노라마 필름 홀더를 사용하면 스캔이 가능하다.
문서와 필름을 번갈아가며 스캔이 가능한 평판 기반의 엡손 V850 Pro는 일단 그 크기와 부피가 너무 크기도 하고 예전에도 엡손의 평판 필름 겸용 스캐너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일단 제외시킨다면 이제 남은 선택지는 Plustek OpticFilm 135i뿐이다. OpticFilm 120은 가격도 부담이고 일단 현재 다 품절 상태라 구하기도 힘들다.
내심 Plustek OpticFilm 135i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긴 했는데 국내 리뷰는 거의 없고 그나마 조금 있는 해외 리뷰들을 참조하니 호불호가 있다. 솔직히 Plustek이라는 이번에 처음 들어본 이 신생회사에 대한 신뢰가 다소 가지 않는 것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갈등이다. 우짜지?
-하루종일 구글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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