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3. 15:08ㆍChat : 아무 이야기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솔직히 생각도 못했다.
핫셀블라드(Hasselblad) 중형 디지털카메라다.
그(The) 핫셀블라드 맞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907X라는 카메라 바디에 CFV II 50C 디지털 백 그리고 XCD 45mm F4 렌즈 조합이다.(뭔가 복잡하다.)
3개의 파트들이 각각 모여서 하나의 카메라를 만드는 그런 구조이다.
이게 신기하게도 구형 수동 렌즈나 핫셀블라드의 구형 필름 바디 또는 타 제조사들의 구형 중대형 포맷 카메라들을 각각의 아답터를 통해 간단히 디지털카메라로 바꿀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 아이디어도 뛰어나지만 일단 핫셀블라드의 전통적인 아날로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다시 재현한 것이 내 기준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직 정확히 사용을 해보진 않았지만 중형 포맷이다 보니 이미지 퀄리티는 뭐 당연히 좋을 거라 예상된다.
가장 큰 단점은 광학식이건 전자식이든 뷰파인더 자체가 아예없어 모든 촬영은 뒷면의 디스플레이 화면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인데 세상 이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기 마련이듯 그 덕에 카메라는 더 작고 가벼우며(렌즈를 뺀 무게: 740g) 심플해졌기에 나는 크게 불만이 없다.
솔직히 이 모든 시작의 발단은 스캐너 고장으로부터 비롯되었는데 새로 구입한 Opticfilm 135i의 스캔 해상력이 영 마음에들지 않았고 혹시나 해서 다른 필름 스캐너들도 알아봤지만 그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그냥 필름은 어차피 사용이 많지 않을터니 스캐너에 더 이상 높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스캔이 누락된 예전 필름들을 골라 수정해 가끔 블로그에 올리는 정도의 퀄리티로 만족하고 차라리 중형 디지털카메라를 하나 구입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합리적일 것 같았다.
다른 중형 카메라들은 디자인이나 무게면에서 썩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마침 핫셀블라드 한국 공식 수입원인 반도카메라에서 이 모델에 한해서 꽤 좋은 프로모션(고가의 가방을 덤으로 준다.)중이길래 문의를 했는데 마침 재고가 소량 있다고 해서 후다닥 달려가 가지고 와 버렸다.(요즘은 뭐든지 대기를 하지 않고 물건 사기가 쉽지 않은데 워낙 특이한 카메라이다 보니 사람들이 꺼리나 보다.)
무엇보다 이 카메라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핫셀블라드 XPAN 렌즈들을 전용 아답터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약간의 기능 제한이 있기는 하나 XPAN 특유의 24X65 판형 모드를 카메라가 자체적으로 지원해 XPAN 같은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수 있다.(드디어 XPAN의 재림?)
기존 내 XPAN의 45, 90mm 렌즈를 활용할 수 있기에 전용 렌즈는 가장 저렴한 XCD 45mm F4로 골랐다. 크기도 아주 작고 가벼워 이 작은 중형 카메라의 발란스를 전혀 깨트리지 않는다. 35mm 풀프레임 환산 대비 35mm 정도 화각으로 내가 딱 좋아하는 만능 렌즈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항상 살까 말까 망설이던 라이카 M 디지털(특히 M11)을 포기하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 스스로 위안해본다.(물론 중고가 방어 차원에서는 라이카가 더 유리하다.) 라이카 M은 그냥 내 마지막 필름 카메라로 이제 남겨두자.
진짜 더 이상 뭐 사지 말자...(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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