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5. 00:28ㆍChat : 아무 이야기
최근 구입한 Shimoda Explore V2 백팩을 오늘 처음 가지고 나갔다.
가장 작은 25L 모델이고 시모다(Shimoda)가 코어 유닛(Core Unit)이라 부르는 내부 칸막이 시스템중 가장 적은 용량의 미러리스 스몰(Mirrorless Small)이 포함된 키트이다.(평소 카메라나 렌즈를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작은 가방을 선호한다. 렌즈가 마운트 된 카메라 바디+렌즈 여유분 하나+리코 GR3X+삼각대+액세서리 정도이다.)
원래 카메라 백팩은 빌링햄(Billingham)의 25 Rucksack를 오랫동안 사용했고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지금이야 빌링햄이 국민 카메라 가방이 되다시피 했지만 90년대 후반 정도에만 해도 이 영국산 럭셔리한 카메라 가방은 사진가들에게 나름 동경의 대상이었고 당시 미국 내에서도 판매처가 그렇게 많지 않아 쉽게 살 수가 없던 브랜드였다. 나 역시 한때 빌링햄 허세에 빠져 거의 모든 종류의 빌링햄 가방들을 구매해봤고 몇몇 종류들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아무튼 빌링햄 룩색은 매우 아름다운 디자인의 백팩 이기는 하나(호불호가 있지만 심지어 나는 이 배낭을 메었을 때 매우 편했다.) 한 가지 단점이 삼각대를 수납할 공간이 없다. 어찌어찌 밸크로 스트랩을 이용해서 옆면이나 배낭의 바닥 부위에 간신히 고정은 가능하지만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래도 그때는 낑낑거리면서도 손에 삼각대를 들고 다니며 이 배낭을 잘 사용했고 좀 더 긴 여행을 할 때는 빌링햄의 550을 사용했었다.
다시 사진을 시작하고 후지필름 X-pro3를 구입하면서 이제는 너무 흔해져 버린 빌링햄을 들고 다니기가 조금 민망해져 픽 디자인(Peak Design) EVERYDAY BACKPACK ZIP이라는 배낭을 같이 구입했었다. 역시 가장 작은 15L 모델로...
전혀 카메라 가방스럽지 않은 디자인에 측면에 작은 삼각대를 수납할 수 있는 포켓도 있었고 크기에 비해 매우 수납력이 좋아서 지금도 만족하는 배낭이다. 하지만 문제는 핫셀블라드 907X를 구입하면서 수납공간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첫째는 처음 픽 디자인 배낭을 구입할 때는 삼각대 수납을 매우 작고 가벼운 여행 모델인 레오포토사의 LX-225CT+XB32Q만 고려했었는데 X-pro3에는 충분했던 이 삼각대가 907X에 쓰기에는 다소 불안함이 느껴져(솔직히 큰 차이는 없을듯하지만 심리적으로...) 기존 가지고 있었던 짓조(Gitzo) G1258LVL(이미 단종된 지 오래됐다.)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G1258LVL가 경량 삼각대라고는하나 작은 픽 디자인 배낭으로는 이 삼각대의 안정적인 수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다리 하나를 외부로 꺼낸상태에서 측면 포켓에 간신히 거치를 할 수는 있지만 삼각대 윗부분이 길게 올라오는 바람에 결국 불안한 모양새가 되고 만다.
둘째로 907X와 함께 쓰는 사각 필터 세트가 생각보다 부피가 상당하다. H&Y사의 필터들인데 필터 홀더, ND, GND, CPL 필터 그리고 각종 업링들... 이 모든 것들을 H&Y 필터 세트 구매 시 증정하는 가방에 한꺼번에 담고 다니는데 정확하게는 이 필터 가방의 부피가 만만치 않다.(가방 자체는 튼튼하고 좋다.) 처음에는 필터류를 필요한 것만 골라 상황별로 나누어 가지고 다닐까 하다 그렇게 하다가는 분명히 깜박하고 챙기고 나오지 못한 것들이 생길 것 같아서 금방 생각을 고쳐먹었다.(안 봐도 뻔하다.내 정신머리는...) 픽 디자인 배낭에 907X와 렌즈 그리고 이 필터 가방을 한꺼번에 다 담을 수는 있지만 이제 거의 여유공간은 없다시피 한다.
여차여차 위와 같은 이유로 새로 구입한 배낭이 시모다 익스플로러 V2이다. 비슷한 콘셉트의 배낭이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f-stop사의 배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f-stop사의 배낭이 이 도시락처럼 생긴 내부 카메라 칸막이 유닛을 별도로 분리시킨 디자인의 원조격인듯하다.) 하지만 너무 등산 배낭처럼 생긴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유일하게 Guru 25L라는 모델이 눈에 들어왔는데 국내 f-stop 수입원에서는 이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해외 직구를 하면 되겠지만 마침 시모다 국내 수입사에 이 익스플로러 V2 25가 재고도 있고 약간의 할인도하길래 그냥 구입을 했다.
오늘 사용을 해보니 생각보다 수납력이 좋고 삼각대 고정도 아주 안정적으로 잘된다. 착용감 역시 등에 딱 붙어서 장시간 배낭을 메고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다.(물론 나는 자동차를 주로 이용해서 이동하기에 기껏해야 촬영하는 한두 시간 정도일 뿐이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배낭의 자립도가 높아서 바닥에 세워두어도 잘 쓰러지지 않는다.(내가 빌링햄 룩색을 좋아했던 것도 이 점 때문이었다.) 너무 카메라 가방 같지 않은 디자인도 내 눈에는 괜찮아 보인다.
딱히 단점으로는 내부 코어 유닛의 재질이 생각보다 딱딱하고 얇은데 이건 요즘 카메라 가방들의 트렌드인 것 같기도 하다. 픽 디자인 내부 칸막이도 매우 얇아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었다. 예전에는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부드럽고 푹신한 소재를 내부 칸막이에 사용했다고 광고를 했었는데 말이다. 나 같은 경우 칸막이를 나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렌즈나 바디류들은 네오플랜 소재의 별도 파우치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기에 이 점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이 코어 유닛의 덮개(?) 부분을 열고 닫는 지퍼 부분이 가방의 안쪽 모서리들 부분에 맞다아서 조금 요령이 필요하다.
한결 출사 길이 편리해지긴 했는데 이제 사진만 잘 찍으면 좋으련만...
참고 이미지 출처
https://billingham.co.uk/collections/camera-bags/products/25-rucksack
https://shimodadesigns.com/explore-v2-25-starter-k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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