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as Gursky(안드레아스 거스키)

2022. 5. 21. 21:25Chat : 아무 이야기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사실 나는 안드레아스 커스키(Andreas Gursky)에 관심이 없었다. 잘 몰랐다는게 더 정확하겠다.

그냥 엄청나게 몸값 비싼 사진가 정도?

 

오래전 그의 Rhine II(1999) 라는 작품이 경매에서 수십억(당시 약 45억 정도...)에 낙찰되었다는 기사 한 줄을 본 기억이 있고 호기심에 그 작품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긴 했으나 당시 이미 사진에 관심이 사라져 버릴 대로 사라진 나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현대미술에서 사진도 이렇게 인정을 받는 세상이 이제 되었구나 하는 정도에서 흘려버렸던 기억이 있을 뿐...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사진을 다시 시작하면서 감사하게도 이렇게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거스키의 개인전이 국내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아모레퍼시픽 미술관(APMA)으로 그를 찾아가 봤다.(지방 사는 촌놈이 먼길을 상경했다...)

 

감각적으로 잘 지어진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전시장은 넓고 쾌적했다.

평일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관람을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이 아주 높아졌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다.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전시장을 가득 메운 압도적인 크기의 그의 작품들은 매우 놀라웠다.(인터넷상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사실 전시장을 가기 전 거스키에 대해 별다른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고 미술 회화도 아닌 사진이란 다소 비주류적인 장르에서 수십억원의 고가에 거래되는 그 작품들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미술시장이 만들어낸 또 한 명의 거품 작가가 아닐까라는...) 직접 눈으로 한번 확인이나 해보자는 심산이 더 컸던 것 같다. 다소 세속적이고 편협한 이런 내 망상은 그의 작품들을 직접 보는 순간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3~5m에 달하는 그의 초대형 작품들은 우리가 흔히 미술의 영역(특히나 사진)에서 논하는 감성적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철저하게 감정이 배제된 그의 작품들은 그래서 더욱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으로 다가오며 작품을 자세히 뜯어보게 만든다. 화면 빼곡히 들어찬 물체들은(그것이 사람이건 사물이든) 놀라울 정도로 규칙적이고 반복적이지만 저마다의 이야기와 표정을 가지고 있다. 소름이 돋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디테일에 집착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한 작품 한 작품에 혼을 갈아 넣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것이 인위적인 조작(Manipulated)을 거쳤던 거치지 않았건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기까지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그의 엄청난 프린트를 직접 보고 나면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렇게나 비싼 가치를 받는다는 것에 수긍이 갈 수밖에 없다.

 

스치듯 지나가는 장소에서 쉽게 한컷의 사진을 찍고 포토샵 혹은 라이트룸으로 불과 몇십 분 만에 뚝딱뚝딱 결과를 보정해 만들어내는 나 자신에게 깊은 반성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작품을 사진이라는 장르로 축소해 보아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는 분명 현대 미술가이며 그가 하고자 하는 표현을 하기 위해 단지 사진이라는 도구를 사용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May 2022 Andreas Gursky Exhibition APMA Seoul

 

 

Andreas Gursky | home

 

www.andreasgursky.com

 

 

[안드레아스 거스키] 전시 소개

[안드레아스 거스키] 전시 소개

apma.amorepacif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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