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 마운트 렌즈들

2022. 6. 22. 13:43Chat : 아무 이야기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라이카 M 바디는 필름 카메라인 MP 0.72 Black Paint(2003년)와 최근 구입한 디지털카메라 M11이다. 렌즈들은 라이카 Summilux 35mm F/1.4 ASPH, Elmarit 28mm F/2.8 ASPH 그리고 M 마운트 호환 보이그랜더(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4 P, COLOR-SKOPAR 21mm F/3.5 ASPH, APO-LANTHAR 35mm F/2 ASPH 및 APO-LANTHAR 50mm F/2 ASPH를 사용하고 있다.

 

Leica Elmarit 28mm F/2.8 ASPH & Summilux 35mm F/1.4 ASPH(Pre-FLE)

Summilux 35mm는 1994-2010년 사이에 생산된 Pre-FLE 렌즈로 초점 성능을 더욱 개선했다는 현재의 FLE(floating element: 2010-현재) 바로 전 모델이다.(이 두 렌즈의 광학적 성능은 거의 같다고 보는 편이다.) MP를 구입하면서 같이 구입한 렌즈인데 사진을 더 이상 찍지 않게 되면서 팔아치운(M6 TTL과 함께) 라이카 오리지널 M 렌즈들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그리고 내가 가장 아꼈던 라이카 렌즈이다. 최근 사진을 다시 하면서 쓰기 시작했고 M11로 간단히 테스트해본 결과 조금 실망스러웠다.(참으로 애지중지하던 렌즈인데...) 우선 M11 같은 고화소(6000만 화소) 바디에 대응하기에는 그 해상력이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다. 중앙부는 여전히 선명하지만 주변부는 아쉽다. 조리개를 f4정도까지 조이면서부터 확실히 좋아지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가격을 생각하면...)

Summilux 렌즈들이 빠른(밝은) 조리개 값을 가지는 대신 Summicron 계열보다 약간의 해상도 저하를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나 사진의 감도(ISO)를 마음대로 바꾸지 못했던 필름 시절에나 한스탑 빠른 조리개 값을 가진 이 렌즈의 가치가 빛났었다고 할 수 있겠다. 감도 설정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 시대에 와서는 그다지 유용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필름 시절에는 구분이 힘들었던 부분들이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너무 판별하기 쉬워졌다. 주로 MP와 함께 필름용으로 쓸 계획이고 그것에 잘 어울린다 생각된다.(하지만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의 라이카 렌즈 중 하나이다.)

 

Elmarit 28mm는 가장 최근에 구입한 렌즈인데 다소 사연이 있다. 본래는 보이그랜더 ULTRON 28mm F/2를 구입했었다.(해외 포럼과 유튜브 평이 하도 좋아서...)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내 M11에 제대로 마운트가 되지 않았다. 손으로 잡고 세게 돌리면 렌즈가 풀려버린다. 내 카메라가 문제인지 렌즈의 문제인지 지금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여러 보이그랜더 렌즈들을 사용했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결국 교환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판매처로부터 교환할 재고가 현재 국내에 없다는 연락을 받고 결국 반품 처리를 하였다.(참고로 한국 공식 수입사인 썬포토에서는 자신들 카메라에는 이 렌즈가 정상적으로 마운트 된다며 안내를 했는데 어쨌든 내 카메라에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왠지 모를 약간의 오기(?)가 발동해 라이카 스토어에 혹시 지금 당장 구입 가능한 28mm 렌즈를 알아보았고 Elmarit 28mm 재고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로 제품을 구입 및 수령했는데 당연하게도 렌즈 체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솔직히 값비싼 라이카 렌즈를 구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Elmarit 28mm는 구입 후 간단히 테스트만 해봤고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내 기준으로는 아주 샤프하다. 콘트라스트가 강한 편이고 발색도 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Voigtlander CS 21mm F/4 P, 21mm F/3.5, APO-LANTHAR 35mm & 50mm F/2

COLOR-SKOPAR 21mm F/4 P는 내가 처음 구입한 보이그랜더 렌즈이다. 2000년경 구입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M 마운트 버전은 출시되지 않았었고 바르낙(Barnack) 카메라류의 스크류 마운트(M39)용을 M 마운트로 변환해주는 LTM 아답터를 장착해 사용했었다. 지금까지도 가지고 있으며(팔아도 돈이 되지 않았기에...) 이 렌즈 때문에 보이그랜더라는 회사를 신뢰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작고 가벼운 렌즈는 겨우 $400 정도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화질을 보여줬는데 10배의 가격이 넘는 라이카 21mm F/2.8 렌즈와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았고 만듦새나 디자인도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렌즈 후면 돌출 길이 문제 때문에 현재의 디지털 M바디에서 사진의 컬러가 외곽 쪽으로 가면서 변질(shift)되는 현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가 테스트해본 바로는 적어도 M11에는 이런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M8 & M9에는 확실히 있다고 한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M11을 주문해놓고 대기를 하는 동안 성질 급하게도 신형 버전인 COLOR-SKOPAR 21mm F/3.5 ASPH를 미리 구입해두었는데 차후에 별 문제가 없다는 걸 알게 되고 후회했다. 그래도 나름의 테스트 결과 21mm F/3.5 ASPH가 아주 조금 더 샤프하고 콘트라스트가 좋기는헸다. 중앙부는 모든 조리개 구간에서 매우 선명하지만 거의 대다수의 초광각계 렌즈들이 그렇듯 주변부는 약간 아쉽다.

 

COLOR-SKOPAR 21mm F/3.5 ASPH는 앞서 언급한  21mm F/4 P와 거의 대동소이하므로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비구면:ASPH 렌즈를 한 장 쓰긴 했다.) 2019년도에 최초 발매된 비교적 최신 렌즈인데 20년 전 렌즈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소 의아하기는 하나 21mm F/4 P 렌즈가 그만큼 잘 설계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따로 구입해야 되는 렌즈 후드가 커서 모양이 좀 그렇다.

 

보이그랜더 APO LANTHAR 35mm와 50mm는 화각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렌즈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렌즈 구성이 9군11매와 8군10매로 조금 다르다.) 결론적으로 가격을 생각한다면 정말 정말 샤프한 렌즈들이다. 최대 개방인 f2부터 매우 선명하다. 개인적으로 잘 샀다고 생각하고 가장 만족하는 렌즈들이다. 굳이 단점을 들자면 렌즈의 길이가 조금 길다.(35mm: 58.1mm, 50mm: 53mm) M11에 마운트시에 조금 더 짧았으면 밸런스가 훨씬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성능은 정말 좋고 조작성과 만듦새도 뛰어나다.

 

모든 렌즈들을 해상력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렌즈마다 고유의 발색도 있고 보케(bokeh)나 색수차(chromatic aberration) 그리고 플레어(flare) 같은 여러 요소들이 합쳐져 렌즈의 성능을 결정하고 더불어 렌즈의 소재, 외관적인 디자인 그리고 조작감같은 부분들도 렌즈 선택에 매우 중요한 요소들 일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본다면 실패할 확률이 극히 낮은 라이카 오리지널 M 렌즈들이 거의 정답이다. 단지 그 가격만 제외한다면...

 

과거에 내가 사용했던 라이카 M 21, 28, 35 그리고 50mm Summicron, Summilux 렌즈들은 모두 성능이 뛰어난 렌즈들이었으며 소유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주던 아름다운 렌즈들이다. 하지만 사진의 컬러와 입자성등이 결국 필름의 특성에 의해 통제받고 기껏 인화해봐야 11R(27.94X35.56cm) 또는 4X6 사이즈로 대부분의 사진을 소비하던 과거에 비해 포토샵과 라이트룸을 이용해 마음대로 색을 바꾸고 컬러를 입히며 광색역 모니터로 100~300% 이상 확대해 정밀 교정 후 집에서 포토프린터로 대형 프린트가 가능한 현시대에 와서는 과거 라이카 렌즈가 가진 특유의 "Leica Glow" 같은 감성적인 면보다 렌즈 자체가 가지는 해상력이 적어도 나에게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물론 라이카의 35, 50mm APO Summicron F/2 ASPH 같은 최고의 해상력을 자랑하는 렌즈들도 있으나 렌즈 하나에 1100만원이 넘기에 선뜻 구입하기에 부담스럽다.(하지만 하나 사고는 싶다. 특히 35mm...)

 

1/10 정도의 가격이지만 보이그랜더 35,50mm APO LANTHAR는 라이카 35, 50mm APO Summicron과 비교해 해상력에 있어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여러 해외 리뷰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써본바로는 아주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특히나 촬영시 렌즈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지 않아도 되어 부담이 없다.) 컬렉션 등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는 한 출시된지 오래된 라이카 M 렌즈들을 비싼 돈 들여 구입하기보다 그냥 최근 보이그랜더 렌즈들을 구입해 여러 화각에 대응하는 것이 현재는 바람직하다 생각한다.(차후 여유가 있을 때 최근 디자인의 모던 라이카 렌즈들을 하나씩 들이는것이 합리적일듯하다.)

 

여담으로 보이그랜더 ULTRON 28mm를 반품하기전(마운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발견하기전) 잠시 테스트한 것을 차후 구입한 Elmarit 28mm와 비교해보았는데 내 눈에는 Elmarit 28mm가 주변부에서 조금 더 샤프하지만(테스트한 날짜도 다르고 날씨 영향도 있으므로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은 3배 이상 차이 난다.(라이카 Elmarit 28mm는 현재 신품으로 구입 가능한 라이카 렌즈들 가운데 가장 저렴한 렌즈 중 하나이다.)

 

각각의 렌즈들을 간단히 테스트한 차트를 첨부해본다. 평균적으로 가장 좋은 해상도를 보이는 조리개 값인 f5.6에서 테스트한 사진만 모아보았다. 원래 이 테스트는 내가 새로운 렌즈를 구입하면 의례히 행하는 가장 좋은 해상력을 보이는 조리개 구간을 찾고자하는 것일 뿐 다른 렌즈들을 서로 비교하고자 함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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