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on V850 Pro 스캐너 초점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2025. 2. 9. 21:41Chat : 아무 이야기

엡손 V850 Pro는 여러 포맷의 문서 및 필름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스캔할 수 있는 다목적 스캐너로, 그 활용도가 높아 오늘날에도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제품이다. 나 같은 경우도 35mm와 120 중형 포맷 필름은 필름 전용 스캐너인 니콘 9000ED(Nikon Super CoolScan 9000ED)으로 스캔을 하고 4X5 대형 및 6X17 파노라마 포맷 필름은 V850 Pro를 사용한다. 

 

엡손 4X5 필름 홀더, 높이 조절용 조정기가 있다.

V850은 스펙상 6400 dpi(실제 해상도는 2400 dpi정도라고...)의 높은 광학 해상도, 필름의 먼지와 스크래치를 제거하는 Digital ICE 기능 탑재, 그리고 고급 스캔 프로그램인 SilverFast SE Plus를 기본 번들로 제공하는 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고사양의 필름 전용 스캐너들이 반드시 갖추고 있는 자동 초점 기능이 아예 없다는 큰 단점도 있다. 대신 엡손은 사용자가 직접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필름 홀더를 기본 제공하기에 이를 활용하면 아쉬운 대로 필름면과 스캐너 렌즈 간 초점이 맞는 최적의 거리를 어느 정도 캘리브레이션 해 볼 수는 있다.

 

DANES-PICTA RES 해상도 차트를 촬영한 타겟 필름
USAF-1951 해상도 차트(출처: https://www.appliedimage.com/product/t-20-p-tm/)

V850 스캐너의 초점 캘리브레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캔 이미지의 선명도를 확인할만한 타겟 필름을 한 장 만들어야 한다. 나는 집에 있는 DANES-PICTA RES 해상도 차트를 수직 벽면에 평평히 고정시키고 Chamonix 45F-2 뷰카메라와 Fomapan 100 4X5 필름으로 이 차트를 촬영해 타겟 필름을 만들었다. 본인이 자주 사용하는 필름 포맷으로 타겟 필름을 만들면 될 것이고 굳이 나처럼 DANES-PICTA RES 해상도 차트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USAF-1951 차트 같은 이미지를 컴퓨터로 별도 저장 후 A4 용지에 프린트하거나 신문이나 잡지 또는 각종 지폐들을 붙여 아예 나만의 해상도 차트를 한번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s://epson.com/faq/SPT_B11B224201~faq-269341
엡손 필름 홀더의 높이 조절기, 기본 위치는 4번

차트를 촬영하고 필름을 현상했다면 이제 이 타겟 필름을 V850 필름 홀더에 넣어 스캔을 한다. 필름 홀더의 높이 조절 조정기들을 완전히 왼쪽(가장 높은 위치: 4.5mm) 또는 오른쪽(가장 낮은 위치:2.5mm)으로 위치시킨 후 각 높이 별로 필름을 스캔한다. 추천하는 스캔 프로그램 설정은 3600 dpi정도의 해상도, 48bit, 먼지 제거나 샤픈 같은 기타 이미지 조정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TIFF, PSD 혹은 DNG 같은 무손실 파일 압축 포맷으로 컴퓨터에 저장한다.

 

각 높이별로 스캔한 이미지 비교

이제 스캔된 이미지를 라이트룸(Compare 모드)이나 포토샵(Window -> Arrange)으로 불러와 확대해 자세히 비교해 보며 가장 선명해 보이는 이미지를 스캔한 높이 조절 조정기 위치를 사용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장 높은 위치(첨부 사진상 1번으로 표기) 외 나머지 높이들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거의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엡손 홀더의 기본위치(4번: 작은 ▼ 표시)에 놓고 쓰고 있다.(그럼 이 짓을 도대체 왜 한 건지 모르겠다만, 그냥 정신 건강상 직접 한번 확인해 본 걸로 만족하기로 한다.)

 

그나저나 엡손이 더 이상 필름 스캐너 생산을 하지 않고 V850 외 관련 제품들을 곧 단종시킬 거라는 루머가 있다.(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QqHU5ovQ97A&t=2s) 반면 이 소식에 관해 MetaPixel에는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 기사가 기재되기도 했다.(출처: https://petapixel.com/2025/02/05/epson-denies-claim-that-its-ccd-film-scanners-are-approaching-end-of-life/)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나도 슬슬 디지털카메라 스캐닝(Digitizing)을 준비해야 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윙~윙하는 스캐너의 소음을 들으며 한 장 한 장 필름을 스캔하는 과정이 더 즐겁기에 버티는 데까지는 버텨보기로...